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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데이터 절반은 한 번도 쓰인 적이 없습니다: AI 시대에 다시 보는 다크 데이터

An AI robot glowing a light on dark data blocks to reveal valuable insights in the dark.

💡 이 글에서는 다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1. 수집은 했는데 아무도 안 보는 데이터, 왜 자꾸 쌓일까요

  2. "나중에 봐야지" 하고 저장해둔 그 파일, 지금 어디 있나요

  3. 방치된 데이터, AI 시대에는 자산이 아닌 '리스크'가 됩니다

  4. 더 모으기 전에, 이미 가진 것부터 한번 열어볼까요

"데이터가 곧 경쟁력"이라는 말, 이제는 너무 익숙하죠. 그래서 많은 회사가 일단 최대한 모으고 봅니다. 로그도 쌓고, 리포트도 뽑고, 고객 데이터도 차곡차곡 저장하고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불편한 질문을 던져볼게요. 그렇게 모은 데이터 중에, 우리가 실제로 다시 열어보는 건 얼마나 될까요?

Splunk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일본·호주 7개국의 비즈니스·IT 담당자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The State of Dark Data」 조사가 있어요. 여기서 응답자들은 자기 조직 데이터의 평균 55%가 '다크 데이터(Dark Data)'라고 답했어요. 수집은 됐지만 존재를 모르거나, 찾지 못하거나,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몰라 그대로 방치된 데이터를 말해요. 절반 이상이 한 번도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셈이죠.

더 흥미로운 건,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76%는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진 조직이 이긴다"는 말에 동의했다는 점이에요.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건 다들 알아요. 그런데 정작 가진 데이터의 절반 이상은 열어보지도 못하고 있는 거예요. 더 들어가 보면 응답자의 약 60%가 자기 조직 데이터의 절반 이상이 다크 데이터라고 답했고, 3분의 1은 그 비율이 75% 이상이라고 답했어요. 데이터를 더 모으는 데는 다들 열심인데, 이미 가진 걸 쓰는 데는 그만큼 힘을 못 쓰고 있는 거죠.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계실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 새 캠페인을 기획할 때마다 "데이터가 더 필요한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정작 지난 캠페인 리포트는 폴더 어딘가에서 한 번도 다시 열리지 않고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이렇게 방치되는 데이터는 정확히 무엇이고, 왜 자꾸 쌓이기만 하는 걸까요?

수집은 했는데 아무도 안 보는 데이터, 왜 자꾸 쌓일까요

'다크 데이터(Dark Data)'라는 용어는 시장조사기관 Gartner가 정의한 개념이에요. Gartner는 이를 "조직이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수집·처리·저장하지만, 분석이나 다른 목적으로는 활용하지 않는 정보 자산"이라고 설명해요. 물리학의 암흑물질(dark matter)에 빗댄 표현인데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조직이 가진 정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단어는 좀 낯설긴 한데, 막상 들여다보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답니다.

말로 설명하면 와닿지 않으니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몇 년째 아무도 열지 않은 폴더, 예전 프로젝트 때 만들었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서 그대로 방치된 파일, 시스템이 자동으로 쌓는 로그 기록, 형식이 안 맞아서 지금 쓰는 도구로는 열리지 않는 오래된 데이터. 이런 것들이 모두 다크 데이터예요. "어, 우리 회사에도 있는데" 싶은 게 하나쯤 바로 떠오르셨다면, 정확히 이해하신 거예요.


그럼 이런 데이터는 왜 자꾸 쌓이기만 할까요? 이유는 대체로 몇 가지로 좁혀져요. 일단 모아두긴 했는데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거나, 데이터가 여러 부서와 도구에 흩어져 있어서 한곳에 모으기 어렵거나, 저장은 되어 있지만 형식·태그가 정리돼 있지 않아 검색과 분류가 안 되는 경우예요. Gartner도 조직이 명확한 활용 목적 없이 '혹시 나중에 쓸지 몰라서', 또는 규정상 보관해야 해서 데이터를 계속 쌓아두는 경향을 지적해요. 게다가 저장 비용이 예전보다 훨씬 저렴해지면서 "일단 저장해두자"는 판단이 더 쉬워진 것도 한몫하고요.

"나중에 봐야지" 하고 저장해둔 그 파일, 지금 어디 있나요

이러한 다크 데이터는 대규모 IT 인프라나 특정 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마케팅팀이 매일 다루는 데이터 중에도 "저장은 해뒀지만 다시 열어본 적 없는" 것들이 조용히 쌓여 있어요.

몇 가지 떠올려 볼까요. 예전에 집행한 광고 캠페인의 상세 클릭·전환 로그, 고객센터에 차곡차곡 쌓인 문의·상담 기록, 이벤트 응모 데이터, 한동안 유입되다 이탈한 고객의 행동 데이터 같은 것들이요. 당시에는 리포트를 한 번 뽑아 보고 넘어갔지만, 원본 데이터 자체는 어딘가에 그대로 남아 있는데 이후로 다시 열어보는 일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앞서 Splunk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60%가 조직 데이터의 절반 이상을 다크 데이터로 봤다는 수치는, 이런 방치된 기록들이 특정 부서만의 예외가 아니라 조직 전반에 걸쳐 있다는 걸 보여주죠.

사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지난 분기 이탈 고객 데이터를 "나중에 코호트로 분석해봐야지" 하고 저장해뒀는데, 그 '나중에'가 반년 넘게 오지 않았거든요. 아마 저와 같은 분들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데이터가 없어서가 아니라, 있는 데이터를 들여다볼 여유가 없어서 그냥 쌓여만 가는 거죠. 눈앞의 캠페인을 돌리는 일이 늘 더 급하니까요.

생각해보면 마케팅 업무의 흐름 자체가 다크 데이터를 만들기 쉬운 구조이기도 해요. 캠페인은 계속 새로 돌아가고, 그때마다 새로운 데이터가 만들어지죠. 하나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캠페인 준비로 넘어가느라, 방금 끝난 캠페인의 데이터를 깊이 들여다볼 시간은 좀처럼 나지 않고요. 그렇게 한 번 리포트로 요약하고 넘어간 원본 데이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게 있었지" 정도로만 기억에 남게 돼요.

이런 데이터가 곧바로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우리에게 이미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새 캠페인을 기획할 때마다 비슷한 데이터를 처음부터 다시 모으게 되는 상황이 생기기 쉬워요. 이미 가진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매번 새로 수집하는 방식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창고에 재고가 가득한데 그게 어디 있는지 몰라서 똑같은 물건을 또 주문하는 것과 비슷한 셈이에요.

그런데 이 방치된 데이터가, 요즘 들어 예전과는 다른 맥락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어요. 바로 AI 때문이에요.

방치된 데이터, AI 시대에는 자산이 아닌 '리스크'가 됩니다

요즘은 사내 데이터를 사람이 일일이 열어보지 않아도,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조회하고 활용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요. 그러면서 다크 데이터는 단순히 '안 쓰는 데이터'를 넘어,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어요. 데이터 관리 기업 Komprise는 AI 에이전트가 업무에 필요한 맥락을 찾으려고 사내 데이터 저장소를 뒤질 때, 오래되고 방치된 다크 데이터까지 함께 읽어 들이는 상황을 지적해요.

Komprise의 설명에 따르면, 저장소에 낡은 파일·중단된 프로젝트 자료·중복 문서 같은 다크 데이터가 많이 섞여 있으면, AI 에이전트가 현재의 유효한 정보와 이 낡은 내용을 구분하지 못한 채 함께 처리하게 된다고 해요. 그 결과 불필요한 데이터까지 읽느라 처리 비용이 늘고, 오래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삼아 답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어요. 여기에 정리되지 않은 민감 정보가 섞여 있으면 규정 준수 측면의 위험도 생기고요. 쉽게 말해, 정리 안 된 데이터를 그대로 AI에 통째로 던지면 엉뚱한 답이 나올 수 있다는 거예요.

Gartner도 비슷한 진단을 내놓았어요. Komprise가 인용한 Gartner의 2026년 5월 보고서를 보면,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수집되는 시점부터 메타데이터가 자동으로 붙고 검색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다크 데이터는 정의상 이런 정리가 안 된 데이터라,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죠.


여기서 관점을 조금 뒤집어 보면 기회가 보여요. 반대로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 있으면, AI는 그 진가를 발휘하거든요. 복잡하고 흩어져 있던 데이터도 정돈만 잘 되어 있으면 AI에 넣어 순식간에 핵심 인사이트를 담은 요약이나 대시보드로 바꿔낼 수 있어요. 예전 같으면 손이 많이 가서 엄두를 못 냈을 일도 지금은 AI에 맡기면 훨씬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죠. 그래서 데이터를 쌓아두기만 하는 게 더 아깝게 느껴지는 시기이기도 해요. 결국 중요한 건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쌓았느냐보다, 가진 데이터가 '얼마나 정리돼 있느냐'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거예요.

💡 아까운 데이터가 그냥 버려지지 않게 하려면?

방치된 데이터를 되살리는 데 꼭 대단한 분석 도구가 필요한 건 아니에요. 요즘은 AI를 활용하면 작은 것부터 바로 시작해볼 수 있어요.

❶ 이탈 고객 데이터 되살리기

저장만 해두고 열어보지 않은 이탈 고객 행동 로그가 있다면, 이탈 직전에 마지막으로 본 페이지를 기준으로 묶어보세요. AI에 원본 파일을 넣고 "이탈 직전 마지막 행동 패턴을 5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비중을 표로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유형별 분포가 나와요. 여기서 '이탈 직전 마지막 접점 분포' 같은 대시보드를 만들면, 어느 지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떠나는지가 한 화면에 보여요.

❷ CS 문의를 상품 개선 지표로

쌓이기만 한 상담 기록도 좋은 재료예요. "문의를 상품별·불만 유형별로 교차 분류해서 표로 만들어줘"라고 하면, 어떤 상품에 어떤 종류의 불만이 몰리는지 매트릭스가 나와요. 상품 축과 이슈 유형 축을 교차한 히트맵으로 보면, 상세페이지 어디를 먼저 고쳐야 할지가 눈에 들어오고요.

❸ 지난 캠페인 로그로 다음 캠페인 설계하기

여러 캠페인의 클릭·전환 로그를 한꺼번에 넣고 "소재 문구·타깃·요일·시간대별로 전환율을 비교해서 상위 조합을 뽑아줘"라고 요청해 보세요. 조합별 성과 비교표가 나오는데, 새로 데이터를 모으지 않고도 다음 캠페인의 출발점을 잡을 수 있어요.

핵심은 거창한 분석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미 가진 데이터 하나를 다시 꺼내 AI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작은 시도예요. 그 한 번이 "우리에게 이런 데이터가 있었네"를 깨닫는 계기가 되곤 하거든요.

😊 혹시 지금 "우리 GA4에도 안 보는 데이터가 많이 있을 텐데" 싶으신가요? 다음 콘텐츠에서는 GA4 데이터와 광고 데이터를 직접 열어서, 방치되어 있던 숫자들이 어떤 인사이트로 바뀌는지, AI와의 대화에서 어떤 질문이 어떤 답을 만들어내는지 실제 화면과 함께 보여드릴게요.

더 모으기 전에, 이미 가진 것부터 한번 열어볼까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한번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 있어요. 새로운 데이터 수집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쌓여 있는 데이터 중 무엇이 방치되어 있는지부터 점검하는 게 순서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쓰이지 않는 데이터는 그 자체로 자산이라기보다, 아직 자산이 되지 못한 재고에 가까워요. 창고에 물건이 아무리 많아도 무엇이 어디 있는지 모르면 꺼내 쓸 수 없는 것과 비슷하죠. Splunk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6%가 자기 회사에서 "data-driven is just a slogan"이라고 답했어요. 즉, 데이터로 일한다는 건 표면상의 슬로건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반복 강조했듯 데이터가 없어서가 아니라, 있는 걸 쓰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물론 모든 데이터를 지금 당장 정리하거나 분석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우리에게 어떤 데이터가 있고, 그중 무엇이 실제로 쓰이고 있는가"를 한 번 점검해보는 것만으로도 다음 데이터 활용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점검은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기도 해요. 앞서 봤듯, AI는 잘 정리된 데이터 위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내니까요.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일에 앞서, 이미 가진 데이터의 상태를 들여다보는 것. 데이터 활용을 다시 생각해볼 계기는, 의외로 새로운 수집이 아니라 그 지점에서 시작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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