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5일
이탈률만 보던 팀이 고객 목소리로 전략을 바꾼 이유
💡 이 글에서는 다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고객센터로 쏟아진 문의, 데이터로 연결해 본 적 있으신가요?
반복된 불만, 클릭 데이터와 합쳐보니 보인 것들
GA4는 봤지만, 그다음 데이터는 어디로 갔을까요?
고객 데이터를 분석 루틴으로 만드는 3단계
결론: 데이터는 결국,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도 GA4, CRM, 고객센터 로그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하죠. 그런데 정작 마케팅 보고서나 전략 회의에서 그 데이터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TechRadar에 따르면, 기업 내부 데이터의 90% 이상이 분석되지 않고 방치되는 ‘Dark Data’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데이터를 갖고 있어도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TechRadar는 이처럼 쓰이지 않는 데이터를 경쟁력 손실의 원인이라며, 지금 필요한 건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데이터를 제대로 쓰는 방법’이라고 지적합니다.
이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내부 데이터가 부서별로 나뉘어 있다는 점입니다. GA4는 고객의 행동을 기록하지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고객센터에는 고객의 ‘불편’이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도착하지만, 그 말들이 행동 데이터와 연결되지는 않죠. 이처럼 기업 내부의 데이터는 사일로처럼 나뉘어 있고, 서로 다른 형식으로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종합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행동은 GA4에서, 말은 CS 기록에서 따로따로 존재하게 되는 겁니다. 행동은 보이는데, 이유는 안 들리고, 문의는 있는데 숫자와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 되는 거예요. 데이터를 모아둔다고 해도, 제대로 해석하지 않으면 결국 판단은 감에 의존하게 됩니다.
‘어디서 이탈했는지’는 GA4가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거기서 나갔는지’를 알려면 고객이 남긴 흔적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이 두 데이터를 연결해서 본다면, 단순히 수치를 보는 것을 넘어, 왜 이탈했는지, 무엇이 반복되는 문제인지, 어디에 개선의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지를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고객센터로 쏟아진 문의, 데이터로 연결해 본 적 있으신가요?
소형 가전 제품을 판매하는 A사는 최근 GA4 대시보드에서 이상 징후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특정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이탈률이 갑자기 높아졌고, 전환도 예전보다 확연히 떨어진 상황이었죠. 마케팅팀은 디자인이 지루해서 그런 건지, CTA 문구가 약한 건지 여러 가능성을 놓고 내부 회의를 열었고, 실제로 이미지 배치와 카피를 일부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고객센터 담당자가 조용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 “그 제품 문의가 너무 많아요… 대부분 이상하게도 옵션이 안 눌린다는 말이 반복돼요.”

마케팅팀은 처음엔 의아했지만, 문의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정말 단순한 UX 문제일까? 혹시 더 구체적인 원인이 있는 건 아닐까? 이 지점에서 A사 팀은 GA4만으로는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고객의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분석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반복된 불만, 클릭 데이터와 합쳐보니 보인 것들
A사는 고객센터로 들어온 CS 데이터를 CRM에 정리하면서 반복적인 문의 유형을 수작업이 아닌 AI 요약 도구로 자동 분류해보기로 했습니다. “결제가 안 돼요”, “옵션이 선택되지 않아요”, “버튼이 안 눌려요”처럼 맥락이 유사한 문장들을 AI가 스스로 분류하고, 각 분류 안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게끔 설정한 것이죠.
이 실험은 고객 응대 기록에서 문제 유형과 핵심 키워드를 사람이 아닌 AI가 자동으로 도출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분석을 위해 고객 문의 텍스트뿐 아니라 접수일, 제품명, 기기/OS 환경 등 기본 메타 정보를 함께 포함해 진행됐습니다. AI가 텍스트를 분류하고 요약하는 동안, 분석자는 시점·기기·제품별 그룹핑을 설정해두었고요. 예를 들어 고객 문의가 접수된 날짜별로 빈도 변화를 확인하거나, ‘모바일 앱’, ‘안드로이드’처럼 환경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는지를 추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예상보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전체 고객 문의 중 약 60%가 ‘옵션 선택 오류’ 또는 ‘버튼 미작동’ 유형에 몰려 있었고, 이 문제는 6월 3주차, 마케팅 캠페인이 집중되던 특정 제품군의 상세페이지에서 특히 많았어요. 모바일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서 주로 발생했다는 점도 확인됐고요.

💡 실제 구현 흐름 예시
A사 팀은 고객센터 CS 데이터를 BigQuery에 업로드한 뒤, AI에 다음과 같은 프롬프트를 전달했습니다:
“아래 고객 문의 데이터를 분석해 비슷한 이슈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대표 키워드를 3개씩 추출해줘.”
AI는 다음과 같이 응답했습니다:
분류1: ‘결제 문제’ → 키워드: 결제, 카드, 오류
분류2: ‘버튼 오류’ → 키워드: 버튼, 옵션, 선택 안 됨
이처럼 AI는 단순히 텍스트를 요약하는 수준을 넘어, 유사 문장 클러스터링 → 핵심 키워드 추출 → 시점·환경 조건 매핑까지 자동으로 수행했어요. 특히 분석에는 문의 날짜, 제품군, 사용 기기 정보까지 함께 제공되어, AI가 문제의 발생 시기와 조건을 함께 분석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A사 팀은 이 결과를 GA4의 이탈 이벤트 데이터와 비교해보았습니다. 해당 제품 상세페이지에서 이탈률이 급증한 시점과 ‘옵션 오류’ 유형의 고객 문의가 집중된 시점은 정확히 일치했고, 고객이 해당 상세 페이지를 마지막으로 이탈하는 흐름도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GA4는 고객이 ‘어디서’ 이탈했는지를 보여주고, CRM에 쌓인 고객 목소리는 ‘왜’ 이탈했는지를 설명해준 것이죠.

이처럼 CRM 텍스트 + GA4 퍼널 데이터를 함께 제공해 AI가 불만 유형을 정리하고 시기·환경·전환 영향까지 분석하게 되면, 문제의 실체가 선명해집니다. 단순히 “불만이 많았다”는 추측을 넘어서, “어떤 문제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발생했고, 그로 인해 이탈은 얼마나 일어났는가”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특히 이 분석은 단순 분류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A사 팀은 AI가 정리한 결과를 바탕으로, 마케팅 퍼널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대응 우선순위까지 도출했어요. ‘디자인을 바꿔볼까?’ ‘가격을 조정할까?’ 같은 막연한 논의 대신, ‘안드로이드 환경 UI 오류 수정’이라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가장 먼저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GA4는 봤지만, 그다음 데이터는 어디로 갔을까요?
A사 사례처럼 GA4와 고객 문의 데이터를 함께 보면 문제의 실마리가 명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실무 현장에서는 GA4까지만 보고 분석을 마무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요. 유입, 전환, 이탈 같은 지표는 잘 챙기지만, 수치의 변화를 왜라는 질문으로 이어가는 흐름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GA4는 고객의 행동을 숫자로 보여주는 데 탁월하지만, 그 행동이 발생한 맥락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전환율이 떨어졌다는 건 알겠는데, 그것이 콘텐츠 문제인지, UX 오류인지, 아니면 특정 디바이스 호환 이슈 때문인지는 GA4 안에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환 저하가 생기면 “카피를 바꿔보자”, “버튼을 더 눈에 띄게 하자”는 식의 대응으로 흐르기 쉬운 거죠. 숫자만으로는 전략의 방향을 세우기 어려우니까요.

게다가 고객 행동 이후의 데이터는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CS팀, 운영팀, 마케팅팀이 각각 CRM이나 고객센터 시스템을 따로 사용하고, 관리하는 기준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연결해서 보는 것 자체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자연스럽게 분석도 GA4 선에서 멈추고, 고객의 불편이 담긴 데이터는 보고서에서 누락되기 일쑤입니다.
이제 중요한 건 ‘GA4를 봤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데이터로 시선을 확장하는 실무 루틴을 만드는 일입니다. A사의 경우처럼 고객의 목소리를 구조화하고, 그 흐름을 AI로 요약해 GA4 데이터와 연결하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드러납니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 루틴으로 만드는 3단계
여기까지 흐름을 따라온 실무자라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 “우리 팀도 AI를 활용해서 고객 문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싶긴 한데, 당장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지금부터 소개할 3단계는 복잡한 인프라 없이도 ‘CRM 텍스트 데이터 → AI 분석 → GA4 결합 인사이트 도출’을 실무 루틴으로 구축하는 기본 흐름입니다.
1단계. 고객의 ‘말’을 한 곳에 모으는 구조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객의 불만·요청·칭찬 등 텍스트 기반 CS 데이터가 한 곳에 모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상담 채널이 나뉘어 있거나, CRM 툴 안에서도 응답 내용이 비정형적으로 흩어져 있다면, 먼저 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 문의가 자동 저장되는 CRM 툴이 있는지 확인
(예: Salesforce, Zendesk, 채널톡 등)없다면, 고객센터 로그를 주기적으로 수작업이라도 모으는 구조 마련
(예: “담당자별 상담 메모를 주 1회 Google Sheet에 복사”, “상담 내역을 CSV로 다운로드”)
💡 A사는 고객센터 내부 시스템에서 주 1회 고객 문의 데이터를 CSV로 추출해 Google Drive에 자동 저장되도록 설정했어요. 이후 이 파일을 BigQuery로 자동 업로드하도록 구글 워크스페이스 앱스 스크립트를 활용했습니다.
😂 BigQuery가 생소한가요?
초기에는 꼭 BigQuery가 아니어도 됩니다. CSV 파일을 Google Sheet에 저장하고, 이 시트를 AI에 업로드해도 분석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이후 반복 분석 루틴을 자동화하려면 BigQuery처럼 SQL 기반 쿼리가 가능한 저장소로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 AI 분석은 처음엔 ‘직접 물어보기’부터 시작해도 충분해요
AI를 업무에 처음 쓰는 팀이라면, 가장 쉬운 방법은 수집한 고객 문의 텍스트를 붙여넣고 직접 질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처럼 물어보면 됩니다:
“아래 고객 문의 데이터를 분석해 비슷한 이슈끼리 묶어줘. 각 그룹에 대표 키워드를 3개씩 뽑아줘.”
AI는 의미 단위로 문장들을 자동 분류하고, 그 안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예: 버튼, 오류, 결제)를 뽑아줍니다.
이 결과는 Google Sheet에 붙여넣어도 좋고, Notion 문서로 정리해도 좋습니다. 이 과정을 자동화하려면, 일정 주기로 텍스트 데이터를 정제하고 프롬프트를 구성하는 스크립트를 만들면 됩니다. 이후 결과 리포트는 내부 슬랙, 이메일 등으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어요.
3단계. GA4 지표와 연결해, ‘실행 우선순위’를 찾아보세요
AI 분석으로는 고객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있지만, 그 말이 전환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CRM 데이터와 함께 GA4 지표를 함께 읽는 게 중요합니다. CRM 데이터로 ‘무엇이 문제인가’를 알았다면, GA4 데이터를 통해 ‘그 문제가 어느 지점에서 이탈로 이어졌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져볼 수 있어요:
“고객 문의 중 ‘옵션 선택 오류’가 많다고 하는데, 실제로 옵션 선택 화면에서 이탈이 많았을까?”
“이 문제가 발생한 기간 동안 상세페이지 이탈률이 급증했을까?”
📊 이때 필요한 GA4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정 제품 상세페이지의 이탈률
해당 화면의 클릭 이벤트 데이터 (ex: 옵션 선택 버튼 클릭 수)
유입 경로(소셜 광고, 이메일 등)에 따른 이탈 패턴
CRM 분석 결과 + GA4 이탈 데이터가 겹치는 지점을 찾으면, “디자인 때문인가?”, “가격이 문제인가?” 같은 추측성 논의에서 벗어나, “어떤 기능을, 어떤 기기에서, 언제 수정해야 하는가?”라는 실행 가능한 판단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이렇게 해야 단순 불만 분류에서 나아가, 퍼널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실행 우선순위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 3단계를 통해 텍스트로만 남아 있던 고객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결정의 근거’가 됩니다. 처음에는 복잡해 보여도, 한 번 흐름이 만들어지면 이후에는 주 1회 CSV 다운로드와 AI 질문만으로도 충분히 반복 가능한 루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변화는 ‘작은 루틴’에서 시작됩니다
A사 팀 또한 위 3단계 루틴을 활용한 후에야 GA4에서 확인했던 이탈률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의 행동 데이터는 분명 신호를 주고 있었지만, 그 이유는 고객의 말 속에 있었던 겁니다. 그 후로 A사는 GA4 지표를 볼 때 반복되는 고객 문의 키워드도 함께 검토하기 시작했고, 이상 패턴이 발생하면 먼저 CS 로그부터 확인하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팀은 고객센터 로그를 단순 텍스트 형태로 쌓아두는 대신, CRM 시스템 안에서 ‘문의 유형’, ‘기기 종류’, ‘발생 시점’ 등으로 분류해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GA4에서 확인한 이탈 이벤트와 이 CRM 데이터를 비교해보면서, 두 데이터 간에 어떤 공통된 패턴이 있는지를 찾으려 했습니다.
특히 반복되는 문의가 일정 시점에 몰리거나 특정 경로의 유입과 겹치는 경우에는, AI 요약 도구를 활용해 전체 문의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는 방식도 도입했습니다. 고객의 말 하나하나를 일일이 읽지 않아도 핵심 이슈가 요약되니, 대응도 훨씬 빨라졌습니다. 전에는 ‘버튼 오류가 많다’는 모호한 판단에 그쳤다면, 지금은 “이 제품의 상세페이지가 특정 기기에서 호환되지 않는다”는 식의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된 거죠.
결론: 데이터는 결국,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선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CRM에 쌓인 고객 문의 데이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닙니다. GA4처럼 수치로 설명되는 퍼널 지표와 연결될 때, 그 이유를 말해주는 결정적 단서가 됩니다. 이번 사례처럼 고객의 목소리를 AI로 구조화하고, 이를 퍼널 이탈 구간과 함께 읽어내면 막연한 추측이 아닌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가 만들어집니다.
데이터를 정량 수치가 아닌 정성적 맥락까지 연결하는 흐름이 갖춰지면, 고객 행동에 대한 판단도 달라집니다. 결국 ‘어디서 이탈했는가’를 넘어 ‘왜 이탈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조직이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움직입니다.
중요한 건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를 다시 보는 시선과 단순한 루틴에서 출발하는 실천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루틴부터 만들어보세요. 예를 들어 고객센터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추출하고, 간단한 분류부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불만이 데이터로, 데이터가 전략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전략의 언어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