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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1일

데이터는 많은데 왜 내년 전략은 안 보일까? 내년 성과를 결정하는 연말 데이터 정리법

Year-end marketing data review with Dec 31 calendar and reports illustration
Year-end marketing data review with Dec 31 calendar and reports illustration

💡 이 글에서는 다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1. 실행은 줄었는데 왜 더 바쁠까: '버릴 기준'이 없는 12월의 역설

  2. 그래서 연말에는 어떤 데이터를 남겨야 할까?

  3. 연말 데이터를 ‘다시 쓸 수 있게’ 남기기 위한 현실적인 기준 3가지

  4. 결론: 잘 남겨진 데이터가 내년의 첫 성과를 만든다

지난 글에서는 연말이 되면 왜 성과 판단이 더 어려워지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KPI와 결과 수치는 분명히 정리되어 있는데도, “그래서 올해 마케팅은 잘한 걸까?”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하는 상황 말이죠. 성과가 어떻게 나왔는지에 집중하느라 그 성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채 연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찾아야 할 답은 차가운 숫자 데이터가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들어낸 '사용자의 행동 패턴'과 '성공의 원인'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렇게 확인한 원인과 행동들을 내년에도 다시 쓸 수 있으려면 어떻게 남겨야 할까?”

막상 연말 정리에 들어가면 이 지점에서 다시 한 번 막히게 됩니다. GA4에는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고, 광고 실험이나 콘텐츠 성과도 나름대로 결과는 나와 있지만, 정리하고 나면 이상하게 손에 남는 게 없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보고서는 만들었는데, 내년에 다시 열어볼 자신은 없는 상태 말이죠.

저 역시 올해 연말 정리를 하면서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광고 실험도 했고, 콘텐츠 성과도 꾸준히 쌓였지만, “이걸 기준으로 내년 전략을 바로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는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연말 데이터 정리가 왜 실행보다 더 어려워지는지, 그리고 제가 실제 실무에서 겪었던 사례를 바탕으로 다시 쓸 수 있게 남기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했는지를 차분히 풀어보려 합니다.

실행은 줄었는데 왜 더 바쁠까: '버릴 기준'이 없는 12월의 역설

마케터의 12월은 참 묘합니다. 새로운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는, 한 해 동안 이어왔던 광고와 콘텐츠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흐름으로 업무의 중심이 옮겨가는 시기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시기에는 업무 강도가 줄었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그 전보다 더 바빠졌다는 느낌이 먼저 듭니다. 저도 매년 비슷했습니다. 하루 종일 데이터를 보고 있어도 정리가 끝났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돌이켜보면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는 시점이 되면, 뭔가를 새로 하기보다는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정리하고 말로 풀어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됩니다. “이번 분기엔 어떤 광고를 했는지”, “콘텐츠 성과는 어땠는지”, “그래서 내년에는 뭘 해야 하는지” 같은 질문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요.

문제는 이 질문들에 답하려고 데이터를 열어보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정리와 설명이 업무의 중심이 되면서, 데이터는 갑자기 ‘판단을 위한 재료’가 아니라 ‘정리해야 할 대상’으로 바뀝니다. GA4에는 채널별 데이터가 있고, 광고 계정에는 캠페인 리포트가 있고, 서치콘솔에는 노출과 클릭 지표가 쌓여 있는데, 막상 정리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기준이 잘 보이지 않죠. 이 데이터를 왜 봐야 하는지보다, “일단 다 한 번은 봐야 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되면서 뭘 중요하게 봐야 하는지도 애매하고, 뭘 버려도 되는지도 확신이 안 서는 상태가 되는 거예요.

특히 연말에는 “1년치 데이터를 다 정리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생깁니다. 혹시라도 빠뜨린 데이터가 있을까 봐, 의미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지표까지 쉽게 버리지 못하고 계속 붙잡고 있게 됩니다. 그 결과 정리 내용은 점점 많아지지만, 정작 “그래서 이걸로 어떤 판단을 할 수 있는지”의 질문에는 답하기 어려워집니다. 실행할 때는 명확했던 목적이 정리 단계에 들어오면 흐릿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연말에 광고 성과를 정리하면서 채널별 지표, 캠페인별 수치, 이벤트별 전환 데이터를 전부 모아두었습니다. 혹시 나중에 필요할까 싶어서요. 그런데 막상 다음 해가 되어 다시 자료를 열어보니, 숫자는 잔뜩 있는데 그때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리할 수 있는 건 다 정리해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데이터에 가려져 어떤 지표들이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었는지와 같은 중요한 정보들은 기억하지 못하게 된 거죠. 필요 없는 데이터까지 챙기느라 정작 다음 해에 참고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오히려 흐려져버린 거예요.

이때 깨달았던 건, 연말 데이터 정리가 어려운 이유가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정리의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정해지지 않은 채 데이터를 열어보면 실행보다 정리가 훨씬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만든 연말 정리 보고서는 대부분 다음 해에 다시 꺼내 쓰기 어려운 기록으로 남게 됩니다.

그래서 연말에는 어떤 데이터를 남겨야 할까?

연말 데이터 정리가 어려워지는 이유가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기준 없이 데이터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닫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럼, 연말에는 어떤 데이터를 남겨야 하는 걸까?”

모든 데이터를 다 정리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성과 수치만 남기기에는 다음 해에 다시 쓰기엔 너무 부족합니다. 데이터 정리의 기준을 세우지 못하면 우리는 결국 모든 수치를 다 끌어안고 끙끙대게 됩니다. 결국 연말 정리는 무엇을 더 분석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의 문제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내년에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살아있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고민하던 중,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이 바로 광고 성과 정리였습니다. 단순히 채널별로 숫자를 나열하는 정리법에서 벗어나, 내년의 의사결정에 진짜 힌트가 될 기준을 찾기 위해 제 경험을 다시 뜯어보기 시작한 거죠.

(1) 광고 성과: "어느 매체의 단가가 싼가"보다 뾰족한 질문

보통 연말 광고 성과를 정리할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보통 ‘매체별 효율 비교’입니다. 어떤 채널의 CPA(전환당 비용)가 가장 낮았는지, 어디가 클릭률이 높았는지를 쭉 나열하죠. 저도 얼마 전까진 그랬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진행한 YouTube(디맨드젠), Search(검색), Display(배너) 광고 실험을 통해 이 방식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꼈어요.

실험 조건은 단순했습니다. 동일한 예산, 동일한 메시지, 동일한 랜딩 페이지를 사용하고 오직 ‘광고 노출 환경’만 바꿨죠. 단순히 결과만 보면 검색 광고가 압승이었습니다. 유일하게 구매 전환이 발생했거든요. 반면 유튜브와 디스플레이는 전환이 '0'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숫자로만 요약하고 끝냈다면, 제 보고서에는 “검색 광고 효율 최고, 유튜브·디스플레이는 성과 미비하므로 내년 예산 축소 검토”라는 아주 뻔하고 위험한 결론이 남았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다음 질문에 막혔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뭘 바꿔야 하지?”

그래서 질문을 뾰족하게 바꿔봤습니다. “전환 여부를 떠나, 각 매체 유입자가 우리 페이지에서 보인 ‘행동의 결’은 어떻게 달랐나?”라고요. GA4에서 광고 채널별 행동 데이터를 나눠서 보니, 결과 수치만 봤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 YouTube(디맨드젠): 전환은 없었지만, 평균 참여 시간(1.7분)과 스크롤 깊이(74%)가 세 매체 중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유저들이 우리 커리큘럼을 가장 진지하게 '학습'하고 있었던 거죠.

  • Search(검색): 구매는 여기서만 나왔지만, 체류 시간은 1.1분으로 짧았습니다. 이미 의도를 가진 유저들이라 정보를 읽기보다 ‘판단’만 하고 빠르게 행동한 셈입니다.

  • Display(배너): 클릭은 2,000건이 넘게 발생해 유입량은 최고였지만, 체류 시간은 40초에 불과했습니다. 가벼운 호기심에 스치듯 들어온 유입이 대부분이었죠.

이 데이터를 마주하니 제가 남겨야 할 ‘내년의 자산’이 명확해졌습니다. “디맨드젠 광고 성과 없음”이 아니라, “디맨드젠 유입자는 탐색 의지가 강하므로, 내년에는 이들에게 리타겟팅 광고를 붙여 구매로 밀어넣는 실험을 해야 한다”는 전략적 단서가 남은 거예요. 반대로 검색 광고는 “판단 중심 채널이니 랜딩 페이지 상단 메시지만 바꿔도 전환율이 더 뛸 것”이라는 구체적인 가설이 생겼고요.

단순히 "어느 매체의 cpc가 싼가"라는 모호한 질문으로 데이터를 정리했다면, 저는 내년에도 그저 '전환 잘 나오는 매체'만 찾아다니는 추측성 마케팅을 반복했을 겁니다. 하지만 유입의 맥락을 짚어주는 뾰족한 질문을 던지자, GA4의 평균 참여 시간이나 스크롤 깊이 같은 기본 지표들이 내년 전략을 결정하는 강력한 근거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전환이 나온 채널과, 행동이 쌓인 채널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전환 수만 남겨두면 검색 광고만 의미 있는 실험처럼 보이지만, 행동 데이터를 함께 보면 각 광고가 만들어낸 역할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 지점에서 연말에 남겨야 할 데이터의 기준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질문은 “어떤 광고가 전환을 만들었는가”가 아니었습니다. 대신 이런 질문들을 남기게 됐습니다.

  • 각 광고 환경은 어떤 종류의 행동을 만들어냈는가

  • 전환으로 이어진 사용자들은 어떤 행동을 반복했는가

  • 이 중에서 내년에 다시 확인해야 할 흐름은 무엇인가

질문이 바뀌니, 자연스럽게 남길 데이터도 달라졌습니다. CTR이나 전환 수보다 평균 참여 시간, 스크롤 깊이, 전환 이전의 행동 흐름이 더 중요해졌고, “이 광고가 어떤 판단을 만들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데이터만 남기게 됐습니다. 덕분에 제 연말 정리에는 단순한 수치 대신 “검색은 판단, 유튜브는 탐색, 디스플레이는 인지”라는, 내년 전략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살아있는 기준이 남았습니다.

이런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정리가 안 되는 데이터의 공통점은 ‘질문이 없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잘 정리된 데이터는 수치가 아니라, 그 수치가 증명하는 ‘사용자 행동의 특징’이 남습니다. 여러분의 광고 리포트에는 어떤 질문의 답이 남겨져 있나요?

(2) 콘텐츠 성과: "조회수"보다 중요한 '고객의 언어’

광고 성과에서 '유입의 맥락'이라는 기준을 세웠다면, 그다음으로 제가 정리가 막막했던 부분은 콘텐츠 성과였습니다. 블로그 운영을 해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콘텐츠는 광고보다 훨씬 더 '정리를 위한 정리'에 빠지기 쉽습니다. 단순히 월간 조회수(PV)가 얼마나 늘었는지, 어떤 글이 인기가 많았는지 순위를 매기는 식이죠.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내년 1분기에 "어떤 글을 더 쓰고, 어떤 글을 쓰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질문의 축을 옮겨봤습니다. “조회수의 높고 낮음을 떠나, 어떤 콘텐츠가 유저를 우리 서비스로 ‘가둬두는 힘(Retention)’이 있었는가?” 그리고 “어떤 언어가 실무자의 고민에 가장 가깝게 닿았는가?”라는 질문이었죠. 이 질문을 들고 리트릭스(텀타 서비스) 블로그 성과를 복기해보니, 내년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진짜 성과'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먼저, 효율이 좋았던 콘텐츠들은 모두 '플랫폼 기반의 실무 해결형' 글이었습니다. '쿠팡 가품 신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가격 이탈'처럼 제목에 플랫폼명을 명시하고 실무 스트레스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 글들이었죠. 이런 글들은 조회수도 높았지만, 무엇보다 유입된 유저가 글을 끝까지 읽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반면, '반려동물 업계의 브랜드 위협'처럼 특정 업종을 한정해 경각심을 주려 했던 콘텐츠들은 공들인 리소스에 비해 반응이 차가웠습니다. 유입 자체가 적기도 했지만, 들어온 유저들도 본인이 찾는 구체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판단하자마자 빠르게 이탈했거든요.

여기서 제가 남긴 내년의 정리 기준은 단순한 '인기 순위'가 아니었습니다.

  • 계속할 것: 플랫폼명이 들어간 '실무 문제 해결형' 콘텐츠. 이건 리드(문의)로 연결되는 우리 블로그의 가장 강력한 영업 자산이다.

  • 버릴 것(혹은 줄일 것): 공급자 관점의 '업종별 문제 제기형' 콘텐츠. 경각심을 주는 설명은 퍼널 상단에서 유저를 머무르게 할 뿐, 전환으로 밀어내는 힘이 부족하다.

사실 클릭률(CTR)이나 상담 신청 버튼이 없는 블로그 환경에서는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GA4의 참여율(Engagement Rate)스크롤 이벤트를 '고객의 언어와 고민이 일치했는가'라는 기준에 대입해 보니, 어떤 콘텐츠가 내년에 예산을 아껴줄 '실질적인 자산'인지가 명확히 보였습니다.

그래서 연말 정리에는 단순한 조회수 순위표 대신 이런 기록이 남았습니다.

  • 어떤 콘텐츠에서 체류 시간이 유의미하게 길었는지

  • 어떤 글을 읽은 사용자가 이후 페이지를 더 탐색했는지

  • 문의나 서비스 페이지로 이어진 콘텐츠는 어떤 유형이었는지

이 기록은 단순한 숫자 요약이 아니라, 내년 콘텐츠 기획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힌트에 가까웠습니다. 단순히 "이번 달 조회수가 좋았다"는 요약은 기분은 좋게 만들지언정 내년의 전략을 바꿔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 언어가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적중했고, 이 흐름이 유저를 몰입시켰다"는 기록은 내년 1월의 기획 회의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줍니다.

콘텐츠 성과를 남긴다는 건, ‘잘 된 글’을 고르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 또한 이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연말에 콘텐츠 성과를 정리한다는 건 잘 나온 콘텐츠를 선별하는 작업이 아니라, 다시 써먹을 수 있는 기준을 남기는 작업이라는 걸요. 조회수와 노출 수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 콘텐츠에서 행동이 이어졌는지”, “이 글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해석은 연말에 정리해두지 않으면 금방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번 연말 정리에서 콘텐츠 성과는 이렇게 남았습니다.

  • 이 콘텐츠는 문제 인지용

  • 이 콘텐츠는 비교·검토용

  • 이 콘텐츠는 의사결정 직전 행동을 만든 글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내년 콘텐츠를 기획할 때 “뭘 써야 하지?”가 아니라 “이 흐름 중 어디를 더 보완해야 하지?”라는 질문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 남기고 있는 콘텐츠 성과는 내년의 제작 가이드가 되어주고 있나요?


1년치 데이터를 다시 쓰기 위한 4가지 정리 원칙 요약 / Four principles for reusing year-end data effectively

연말 데이터를 ‘다시 쓸 수 있게’ 남기기 위한 현실적인 기준 3가지

앞서 설명한 광고와 콘텐츠라는 두 가지 실무 사례를 통해 '질문을 바꾸면 남길 데이터가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 경험들을 시스템으로 만들 차례입니다. 내년 1월, 새해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헤매지 않고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현실적인 정리 기준 3가지를 말씀드릴게요.

1. 숫자 뒤에 숨은 '반복 행동'을 기록하세요

단순히 "전환율이 3%였다"는 숫자만 남기면 내년에도 3%를 목표로 달성 여부만 체크하게 됩니다. 대신 "전환한 유저 10명 중 8명은 구매 전 반드시 '사용 후기' 페이지를 2회 이상 조회했다"는 식의 반복 행동을 남겨보세요.

숫자는 결과일 뿐이지만, 반복 행동은 전략이 됩니다. 내년에는 후기 페이지로 가는 버튼을 더 크게 만들거나, 광고 랜딩 페이지에 아예 후기를 전면 배치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짤 수 있게 되거든요.

2. '의사결정의 근거'가 된 지표만 남기세요 (버릴 기준 정하기)

연말 보고서가 두꺼워지는 이유는 "혹시 몰라서" 다 넣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우리가 이 광고 채널 예산을 줄이기로(혹은 늘리기로) 결정한 결정적 이유가 무엇인가?"입니다. 만약 유튜브 광고 예산을 유지하기로 했다면, 그 근거가 전환 수는 낮아도 '평균 참여 시간'이 길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검색량 증대'에 기여했기 때문인지 명확한 지표 하나만 연결해두세요. 근거가 남지 않은 데이터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그때 왜 그렇게 했지?"라는 의구심에 다시 흔들리게 됩니다.

3. '내년 실험 후보'를 리스트업하세요

정리의 마지막은 항상 "그래서 내년 1월에 무엇을 먼저 테스트할 것인가?"로 끝나야 합니다. 올해 성과를 정리하다 보면 반드시 아쉬운 지점이나 '이거 해봤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가설들이 떠오릅니다.

  • "플랫폼 기반 콘텐츠가 잘 먹혔으니, 내년엔 SNS에서도 같은 구조로 실험해보자."

  • "유튜브 유입자의 체류 시간이 길었으니, 이들만을 위한 전용 혜택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보자."

이렇게 정리된 '실험 후보지'는 연초의 막막함을 없애줍니다. 연말 정리가 '종료'가 아닌 '새로운 시작의 설계도'가 되는 순간이죠. 연말 데이터 정리는 과거를 설명하는 문서가 아니라, 내년 업무를 시작하기 위한 출발선이어야 합니다.

결론: 잘 남겨진 데이터가 내년의 첫 성과를 만든다

지난 1편에서 연말에 우리가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그래서 저는 어떻게 질문을 던졌고, 그 결과 무엇을 기록으로 남겼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을 나누었습니다.

마케터에게 12월은 단순히 한 해를 마감하는 달이 아닙니다. 내년의 '전략적 속도'를 결정하는 시기입니다. 올해 제가 직접 겪은 광고 실험과 콘텐츠 운영 사례를 통해 말씀드리고 싶었던 핵심은 하나입니다. GA4에 쌓인 수만 개의 숫자보다 중요한 건, "우리는 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사용자 행동을 이해했고, 내년에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연말에 모든 데이터를 다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한 해를 정리하면서, 이 정도 질문은 꼭 남겨두면 좋겠습니다.

  • 올해 반복해서 나타난 사용자 행동은 무엇이었는가

  •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 지표는 무엇이었는가

  • 내년에 다시 확인해보고 싶은 흐름은 어디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데이터만 남겨도, 연말 정리는 보고서로 끝나지 않고 다음 해 업무의 출발점이 됩니다.

숫자만 남긴 보고서는 금방 잊히지만, 행동의 맥락과 의사결정의 근거를 담은 기록은 내년의 첫 번째 성과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됩니다. 정리가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지금 보고 있는 데이터가 '설명을 위한 것'인지 '판단을 위한 것'인지 잠시 멈춰 질문을 던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연말 보고서에는 어떤 질문들이 남게 될까요? 그 질문의 답이 내년 12월, 여러분을 웃게 만드는 지도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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